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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가 끄적이는 부동산

모든 생각 2026. 3. 1. 20:12
다주택자는 집값 상승의 원인인가

최근 대통령의 연이은 SNS 메시지로 부동산 논쟁이 다시 뜨거워졌다. 그 중심에는 오래된 질문이 있다.

다주택자는 과연 집값 상승의 원인인가.

대한민국 주택 시장의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는 의외로 잘 언급되지 않는다. 한국 주택의 약 90%는 공공이 아닌 민간이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주택 역시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래를 통해 형성되는 시장재다.

시장에서는 공급자가 있어야 공급이 발생한다. 집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어야 건설사는 주택을 짓고, 임대사업자가 존재해야 전세와 월세 시장이 유지된다. 이 관점에서 다주택자는 단순한 투기 주체가 아니라 임대주택 공급자이기도 하다.

임대주택 공급자가 많아질수록 세입자의 선택지는 늘어나고, 경쟁이 발생하면서 임대료 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한국 역시 과거에는 임대사업 등록을 장려하며 세제 혜택을 제공했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에는 굳이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지역에서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는 선택이 가능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었다. 시장에서 규제가 도입되면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급 위축, 거래 감소, 가격 경직성 같은 부작용은 이미 여러 차례 경험된 바 있다.

일부 국가들은 이러한 경험을 먼저 겪었다. 다주택 규제를 강화했다가 임대 공급 감소를 경험한 이후 정책 방향을 수정한 사례도 존재한다. 한국 역시 자본주의 주택 시장을 운영해 온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시행착오 속에서 학습하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공공주택은 해답이 될 수 있는가

대안으로 자주 제시되는 것이 공공주택 확대다. 국가가 주택을 공급하고 국민이 국가에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는 보다 큰 정부의 역할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사유재산 제도가 경제적 동기와 혁신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개인이 소유권을 가질 때 관리와 개선의 유인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집주인은 자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집을 관리하고 개선한다. 더 나은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한다. 세입자는 더 좋은 주거 환경을 선택한다. 이러한 경쟁이 시장의 품질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된다.

반대로 소유 동기가 약한 공공주택은 장기적으로 관리 인센티브가 약해질 위험이 있다. 실제로 세계 여러 도시에서 공공주택 단지가 시간이 지나며 사회적 취약 지역으로 변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등장해 왔다.

 

왜 서울의 집값은 오르는가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소 단호하게 말한다. 결국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의 가치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이유는 단순하다. 도시 경쟁력 때문이다.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경쟁력 평가에서 상위권에 위치하며, 교육·일자리·문화·의료 인프라가 집중된 도시다. 특히 높은 교육열은 인재 밀집으로 이어지고, 인재는 다시 기업과 산업을 끌어들인다. 이는 다시 도시 인프라 확장으로 연결된다.

대치동의 학원가 풍경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아이들이 안쓰럽다고 말한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교육 경험이 개인의 소득, 건강, 기대수명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 역시 꾸준히 축적되어 왔다. 실제로 사회경제적 수준은 건강과 수명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교육 수준이 인성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특정 지역의 교육 환경이 삶의 기회를 확대하는 경향은 분명 존재한다. 이것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결국 부동산 가치에 반영된다.

 

인간의 욕구와 부동산 시장

사람은 누구나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한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문화 공간, 편리한 생활 인프라가 있는 곳을 선택하려는 욕구는 자연스럽다.

오늘날 SNS는 이러한 욕망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타인의 삶을 실시간으로 비교하게 되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커진다. 강남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지역을 넘어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의 가격 상승은 자연스러운 시장 반응일 수 있다.

문제는 욕구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다. 서울의 수요는 유지되거나 증가하는데 공급은 제한되고, 대신 외곽 지역 공급이 확대된다면 시장 불균형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언젠가 서울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다시 공급을 늘릴 것이다. 그때 수요가 부족한 지역의 주택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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