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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를 품은 겨울 본문
메이슨은 겁이 많지만 개구쟁이였다. 방학이면 고요한 아침을 부지런히 시작했고, 집안 가득 퍼지는 밥 냄새보다 차가운 바깥 공기를 더 좋아했다. 그는 목적 없는 방황을 즐겼고, 그런 그와 말하지 않아도 뜻이 통하는 친구가 있었다. 바로 스응호였다.
추운 겨울날, 두 개구쟁이는 학교 놀이터에서 만났다.
"뭐하고 놀래?"
메이슨이 물었다.
"글쎄?.."스응호가 놀이터 바닥을 응시하며 대답했다.
놀이를 정하는 것도 그들의 놀이였다.
"나 아까 바닥에서 라이터 주웠는데."
스응호가 신이 나서 말했다.
"어? 그럼 나뭇잎 줍자!"
그들은 바로 실행에 옮겼다. 모래바닥은 꽁꽁 얼어 아스팔트처럼 단단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마른 가지와 낙엽을 품에 안고 왔다. 옷은 더러워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중요한 건 불을 피우는 행위였다.하지만 바람이 거셌다. 회색빛 하늘이 경고하듯 무거웠지만, 두 개구쟁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거 여기서 하면 불 안 붙는다. 다른 곳으로 옮기자.
"메이슨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놀이터 가자."
그들은 나뭇잎을 품에 안고 방황했다. 두 주머니엔 낙엽이 가득했고, 흘러내리는 것이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마침내 도착한 놀이터. 그들은 검은 파이프 통로 안으로 들어갔다. 공기 순환이 잘되는 원통형 놀이기구였다. 마치 매서운 바람을 피하라고 마련된 쉼터 같았다.그들은 낙엽을 풀어헤쳤다. 그리고 라이터를 켰다.모락모락 피어나는 불꽃. 따스함이 온몸을 감쌌다. 그들은 마치 불을 발견한 원시인이 된 듯 기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불꽃이 점점 약해졌다. 줄어드는 불꽃만큼 다급해진 두 개구쟁이. 더 많은 낙엽이 필요했다.그들이 밖으로 나가는 순간, 파이프 통로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마치 폭발하고 싶었지만, 그들을 위해 참다가 겨우 한숨을 내뱉듯이. 그제야 그들은 두려움을 느꼈다.
"야, 이거 어떡해!"
메이슨과 스응호는 허둥지둥 모래를 찾았다. 하지만 놀이터의 모래는 단단하게 얼어 손에 쥘 수도 없었다. 손톱으로 긁어내야 할 판이었다. 메이슨이 다급히 말했다.
"우선 내가 경비아저씨들 불러올게! 넌 아파트에 들어가서 소화기 가져와!"
스응호는 대답도 없이 아파트 안으로 뛰어갔다.
"아저씨!! 여기 놀이터에 불이 났어요!"
메이슨은 숨이 차도록 소리쳤다.
경비아저씨들은 동네에 공지를 하며 소화기를 들고 뛰었다. 메이슨도 소화기를 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불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길 바라면서.놀이터에 도착했을 때, 스응호는 이미 소화기를 들고 서 있었다.
"야, 뭐해! 뿌려!"
메이슨이 소리쳤다.
"소화기가 안돼!"
스응호가 울먹이며 말했다.
차가운 날씨에 소화기는 꽁꽁 얼어 있었다. 그들은 무력하게 불타는 놀이터를 바라봤다. 경비아저씨들이 뒤따라 도착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소화기는 얼어 있었고, 불길은 계속 번졌다.결국 놀이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정말 고맙다. 너희가 아니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 더 크게 안 번져서 다행이야."
경비아저씨가 말했다.
메이슨은 최대한 태연하게 답했다.
"아, 네네… 정말 다행이네요."
그러나 그날의 사건은 그들의 인생에 오점처럼 남았다.메이슨은 집에 돌아와 최대한 평온한 척했다. 그러나 그의 몸에는 불 냄새가 났다.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곧 전화기가 울렸다.
"네… 네… 예, 알겠습니다." 엄마의 짧은 대답. 그리고 방문을 열고 들어온 엄마.
"관리사무실에서 너 보고 오래. 너가 알아서 해라. 나는 몰라."
메이슨은 가벼운 한숨을 쉬었다. 오히려 편안했다. 다시 옷을 챙겨 입고 바깥으로 나왔다. 회색빛 하늘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번에는 목적이 있는 방황이었다.관리사무소는 평소와 다르게 거대하고 웅장해 보였다. 마치 판결을 내리는 법원처럼.
"너가 메이슨이니?"
한 나이든 경비원이 물었다.
"네, 집에서 가보라고 해서 왔습니다."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지만, 속으로는 순수한 척하며 상황을 무마시키려는 의도가 살짝 보였다. 소파에 앉아 있던 스응호와 눈이 마주쳤다. 인사도 하지 않았다. 묵비권이 뭔지도 모를 나이였지만, 본능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그때 경비원이 입을 열었다.
"놀이터에는 CCTV가 있다. 너희가 파이프를 불태운 걸 봤어. 너희 진짜 위험할 뻔했어. 파이프 통로는 기름으로 만들어졌거든." 그들은 경비원의 말을 귓등으로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머릿속엔 오직 ‘CCTV’라는 단어만 맴돌았다. 메이슨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라이터로 나뭇잎을 태웠고, 껐다는 말을 하며 변명을 덧붙였다. 스응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경비원은 말했다.
"놀이터가 불타서 동네에 손해를 입혔으므로 배상해야 하지만, 원래 리모델링할 예정이었어. 동네에서 회의 끝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안심했다. 그렇게 두 개구쟁이는 관리사무소를 나왔다. 나오는 길,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그러나 얻은 교훈이 있었다. 불장난은 놀이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큰 화를 입을 뻔했다는 것. 그리고 메이슨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회색빛 구름이 낮게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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