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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하지 않은 한국무용 본문
수원시에 살게 되면 자주 가는 곳은 화성행궁입니다. 117년 만에 화성행궁이 복원되면서 주변의 상권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요즘 행리단길이라고 하더라고요. 뭐만 하면.. 리단길.. 붙이는 거 같긴 합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정조테마공연장’이에요. 마침 행사기간이라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저의 아내는 한국무용을 좋아해요. 하지만 교양없는 저에겐 그저 따분한 춤사위로 보였거든요. 느린 한 음악과 절제된 춤선으로 즐기기보다는 감상하게 되고 현재 저희가 즐기는 콘텐츠와는 전혀 다른 색깔과 속도를 보여주죠. 그런 선입견으로 무대에 입장했죠. ‘무(舞)에서 유(有)를 짓다’ 공연을 즐기고 왔습니다.
공연은 태평무, 한량무, 요고무, 농악무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태평무는 왕과 왕비가 나라의 안정과 안녕을 기원하는 춤이라고 합니다. 한복으로 절제된 행동으로 보여주는 아름답게 표현한 느낌이었어요. 감상평은 나쁘지 않았어요. 정확한 표현은 신기한 듯이 봤어요. 옛날에는 이렇게 춤을 췄구나.. 하면서 보니 신기하더라고요.
두 번째 무대는 한량무였어요. 선비들의 춤을 볼 수 있었어요. 도포와 갓을 쓴 선비들이 부채를 가지고 춤을 추는 것이었는데요. 진짜 선비처럼 추더라고요. 도포를 손으로 걷으면서 그들의 기백과 품위를 보여주려고 했던 거 같아요. 저한테 있어서 이 춤이 가장 지루했어요. 아마 저는 선비가 아닌가 봅니다.
세 번째는 요 고무입니다. 요고라는 조그마한 북으로 추는 것인데요. 저는 이것이 가장 신나고 재미있었어요. 걸그룹 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이 춤만 보고자 다시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네 번째는 농사 때 흥을 돋우는 농악무로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으로 모든 춤이 총동원된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농부들이 들으면 신나게 노동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자극적이고 빠른 현대 사회에 전통적인 춤은 너무나도 달랐어요. 하지만 마음이 평온해지며 느림이 아닌 느긋함으로 느껴졌어요. 바쁘게 지나가는 나날이 한국무용으로 느림의 미학을 알려주는 듯했습니다. 지루하게만 보던 춤이 아름답게 느껴졌고 한편으로 옛 춤과 무용을 그대로 이어오려는 경기무용단이 정말 필요하고 지속 가능해서 50년 뒤에도 이러한 공연을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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