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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까먹은 역사...가치가 있을까?

모든 생각 2025. 11. 4. 17:25

 직장인들의 유일한 도피, 점심시간 때 역사 이야기가 나왔다. 나름 필자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이다. 1급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게 나은 선택이었다. 모든 것을 까먹었다. 아는 척하면서 나의 지식을 뽐낼 수 없었다. 그에 문득 생각이 났다. 역사가 가치 있으려면 오랫동안 기억해야 하는 걸까? 까먹었다면 의미가 사라질까?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뭘까? 역사는 인간이 지나온 흔적을 사실대로 남겨둔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뭐 기록적 역사, 사실적 역사 용어가 나누어지긴 하던데,,, 필자는 그런 거 모르겠다.
그 이유를 알려주는 영상과 책은 정말 많지만 와닿지 않는다. 그들의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 수 있다거나 그들의 지혜를 본받을 수 있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역사를 통해서 삶에 적용하는 사람이 많을까? 필자는 군대에서 설민석이 그렇게 유명했다. 티비에서 하는 그의 연극 같은 강의는 역사가 정말 재미있는 전래동화같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역사를 모르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창피함이 들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는 없다는 명언은 누구나 알 것이다. 군대를 전역하고 본격적으로 역사를 공부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준비를 했다. 단순히 호기심이었다. 이것을 통해 취업을 하겠다거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의무감에서 한 것이 아닌 그냥 옛날 옛적이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해소할 겸 시험도 보고 자격증도 따면 좋지 않겠나 하며 준비했던 거 같다.
 역사를 배우면 그 시대만이 가지는 상황과 체계가 신기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많이 할 때가 있고 심지어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했다. 붕당정치나 무신정변 등 근현대사와 맞닿아있는 부분도 있었다. 역사는 돌고 도는 거 같다. 하지만 내가 역사를 배워서 뭐 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역사를 몰라도 잘 먹고 잘 사는 내 주변인들도 많이 있다. 흔히들 역사를 모르면 무식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들의 지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뭐뭐 말하지만 우리는 현재 시대를 살아가면서 역사를 또 만들어내고 있고 이것을 통해 우리 스스로도 배워나가고 있다. 내가 고민걱정이 있을 때마다 역사서를 찾아보진 않는 거 같고 그들의 지혜를 빌리지도 않는다. 그저 스스로 깊은 고민을 빠져볼 뿐이다. 그렇다면 진짜 역사는 필요 없을까? 필자의 생각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하지 않다. 물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면서 무시받을지라도 사실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데에는 큰 문제없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는 할 수 있다.
 요즘 인문학이 뜨고 있다. 교보문고만 가보면 꼭 읽어야 할 인문학책이라는 문구가 많이 배치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관심이 많다는 것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만큼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인간의 무늬라고 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역사는 몰라도 인간은 알아야 한다.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 물론 산속에서 자연인처럼 살아간다면 상관없다. 친구를 만나도, 직장 생활을 해도, 부부생활을 해도 모든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대기업 회장들이 대부분의 전공이 인문학 베이스인 것을 보면 그들도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나는 인문학에 대한 깊이는 없지만 역사를 배우면서 인간에 대해서 처음 생각해 본 거 같다. 그들이 이러한 선택을 했던 이유와 그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그러한 판단을 했던 이유 등등을 생각해 보면 서말이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는 역사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인간관계를 하면서도 알 수 있고 다른 책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다. 역사는 그중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인문은 정답이 없는 것도 역사를 배우면서 알게 되었다. 예전에 역사에 빠졌을 때 대학을 휴학하고 역사적인 장소를 돌아다닌 적이 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유물, 유적 그리고 장소를 생생하게 느끼고 싶어서다. 지금 생각하면 실행력이 대단하다... 그때 단종의 유배지인 청렴포를 들어간 적이 있다. 배를 타고 가야 하지만 배 시간이 남아서 그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 동네는 단종을 단종대왕이라고 칭했다. 대왕이라는 칭호는 대단한 업적을 남긴 세종 같은 왕에게 붙이는 것인데 이 동네 사람들은 단종에게 대왕이라고 말하는 거 같다. 그 당시에는 나는 어린 왕이.. 업적도 없으면서 무슨 대왕..이라고 무시했었다. 하지만 역사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인간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 생각이 청렴포 안에 들어가서 유배지를 돌아다면서 단종을 기리는 사당 같은 곳에 다 달았을 때, 그의 외로움과 고독함이 느껴졌다. 왜 이들이 단종을 대왕이라 했는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단종을 대왕이라고 해도 상관없지 않겠나 생각했다.
뭣도 모르고 역사를 무작정 배워서 다행이다. 취업을 위해서 배웠다면 역사를 그저 공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행히 역사를 인간에 대한 이해로 받아들였다. 그 덕분에 역사적 사실은 많이 까먹었지만... 내 속에 자그마하게 인문학이 남아있지 않을까 한다.
지하철 퇴근길, 스마트폰으로 끄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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