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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떼들이 왜이리 많아?! 본문
집에서 간단히 저녁밥을 먹고 나왔다. 오늘은 아내의 취미활동 후 마중 나가는 날이다. 집앞 길다란 일직선 상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아내를 만날 수 있다. 그 도로는 항상 차도 쪽 인도에 새똥들로 얼룩져있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기보다는 새들의 화장실로 쓰이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위를 보면 새들은 없었다. 아내를 마중 나온 저녁 길 그 실체를 깨달았다.
도로에는 길게 연달아 있는 전봇대들이 많다. 그리고 그전봇대는 전선으로 서로 이어져 마치 손처럼 서로를 잡고 있다. 그 전선 위로 수많은 까마귀 떼들이 앉아 있었다. 단순히 몇십 마리가 아니었다. 그건 수백 마리였다. 수원시의 모든 까마귀가 다 온 거나 다름이 없어 보였다. 까마귀의 검은 털로 저녁 밤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들은 줄지어 앉아있다. 그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섬뜩했다. 흔히 까마귀는 흉조가 들 때 나타난다고 하지 않은가. 영화에서는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 까마귀가 미리 예지를 해준다. 그런 까마귀 떼를 보니 큰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그러던 와중에 저 도로 끝에 형광색 조끼를 입은 한 남자가 까마귀떼를 향해 초록색 레이저를 쏘고 있었다. 그 레이저를 맞은 까마귀 떼는 전선에서 일제히 벗어났다. 그 모습은 마치 검은색 연기가 전선에서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나는 너무 궁금했다. 저 남자의 행동이.
걷다 보니 그 남자와 동행하게 되었다. 빵모자를 쓴 할아버지였다. 모습은 70대고 젠틀하게 생기셨다. 나는 용기 내 물었다.
"까마귀 쫒으시는 건가요?"
할아버지는 나를 쳐다보았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기색이 있었다. 하지만 이내 회신한다.
"까마귀들이 똑똑하잖아요. 그들에게 학습시키는 거예요. 여기는 불편한 곳이라고요. 그래서 레이저로 괴롭히는 거죠"
그리고 전선이 지하화가 되지 않아 까마귀들이 여기로 다 모인다고 덧붙였다. 동네 주민들은 모두 알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아무래도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나는 신기했다. 이제야 할아버지가 질문에 당황한 이유를 알았다. 가는 길이 같아 계속 말해주었다. 까마귀 천적으로 피할 수 있는 곳이 전선이고 추측상 전선 위가 따뜻해서 모여드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일리 있는 말이었다. 그렇게 동네에 대한 이해도를 또 높였다.
형광색 조끼 뒤에는 수원시라고 쓰여있었다. 아무래도 수원시에서 이 문제를 알고 지속적으로 해온 듯했다. 9시까지 작업을 한다고 하여 할아버지와의 인터뷰 같은 동행은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나는 아내를 만났다. 아내는 그 까마귀들을 보고 징그러워했지만 나는 또 다른 사실을 알리고 싶어 신나 있었다. 그런 섬뜩해하는 아내의 모습은 안중에 없이 나는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말해주었다. 그렇게 우린 까마귀들을 뒤로 한채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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